정치인은 많지만, 개척자는 드물다.
이미 닦여 있는 길을 넓히는 정치인과 아무도 나서지 않았던 영역에 첫 삽을 뜨는 정치인은 분명히 다르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개척자형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말하는 개척자형 정치인이란 말을 잘하는 사람도, 순간의 인기를 좇는 사람도 아니다. 결정을 미루지 않고, 필요하다면 비판을 감수하며, 시작한 일은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다. 이는 정치적 수사라기보다, 대전시정을 관통하는 그의 리더십 방식에 가깝다.
인기보다 ‘필요’를 선택하는 정치
이장우 시장의 정치 철학은 분명하다.
“인기 있는 선택보다 필요한 선택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틀 안에서 안전한 선택만 반복해서는 도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인식이 그의 행보를 이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 간 이해관계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면 쉽게 손대기 어려운 의제다. 그럼에도 그는 이를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으로 규정하며 정면으로 꺼내 들었다. 수도권 일극체제라는 구조적 문제 앞에서, 광역권 단위의 경쟁력 있는 대도시권을 만들지 않으면 지방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구조를 바꾸는 정치, 10년·20년을 내다보다
이 시장이 강조하는 개척의 본질은 ‘구조의 변화’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대전의 10년·20년 뒤를 좌우할 행정·경제·산업 구조를 바꾸는 일에 집중해 왔다는 설명이다.
대전의 연구·과학·공공기관 집적 역량과 충남의 제조·에너지·항만·농어업 기반을 하나의 행정 단위로 묶는 구상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재설계하는 시도다. 통합이 이뤄질 경우 인구 360만, 지역내총생산 200조 원 규모의 경제과학수도가 탄생하게 된다.
결정하지 않는 정치보다, 책임지는 정치
개척자의 길은 늘 불편하다. 반대가 따르고, 성과는 더디다. 그럼에도 이장우 시장은 “시작만 거창한 정치인이 아니라 끝까지 완주하는 정치인”으로 남고 싶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통합 논의에서 누가 추진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적 성과를 자신의 이름으로 남기려는 욕심보다, 후대가 더 큰 도시에서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느냐가 기준이라는 것이다. 이는 정치인의 흔한 언어가 아니라, 개척자에게서나 나올 법한 태도다.
개척자의 정치가 남길 것
행정통합이 성공할지, 그 과정이 순탄할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장우 시장이 쉬운 길이 아닌 필요한 길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척자형 정치란 결국, 현재의 불편을 감수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여는 정치다.
훗날 이장우 대전시장이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무도 먼저 나서지 않았던 영역에 발을 들여놓고, 도시의 구조를 바꾸려 했던 시장으로서 그는 이미 대전 정치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