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느림의 정치가 그립다 – 독일에서 돌아온 한 지식인의 성찰
최근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이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질수록 국민들의 피로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지식인의 SNS 글이 조용한 울림을 주고 있다. 독일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최근 다시 그곳을 다녀온 남평우 씨의 글이다. 그는 독일의 일상을 “느리고 차분했다”고 회고했다. 작은 공공사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기차역 주변 풍경은 예전 그대로였으며, 쓰레기통이 넘치는 모습조차 불편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시의 공원에서 낮잠을 자는 이방인들, 오래된 벤치, 그리고 여유로운 거리의 표정들은 ‘효율’과 ‘속도’에만 매몰되지 않는 유럽식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특히 그가 주목한 것은 정치의 분위기였다. 독일의 정치 뉴스는 고함도, 감정 섞인 충돌도 없었다. 정책을 두고 날카로운 논쟁이 이어지지만, 혐오나 적대보다는 의견의 차이를 존중하며 공론을 이루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정치에 대해 “다르다”고 진단했다. 여야 간 극단적 대립, 반복되는 거리 정치는 어느새 익숙한 장면이 되었고, 정책보다는 정쟁이 앞서며, 정치는 점점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로 비쳐지고 있다. 물론, 정치가 모든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