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귀농·귀촌인이 농촌에 살려면 100가지 이상 기술이 필요하다.
풀베기, 가지치기 같은 농사 기술은 물론이고 낫이나 칼 갈기, 아궁이에 불 때기, 짐 묶기 같은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기술들이 끝이 없다.
어깨너머로 배우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터득해 나가다 보면 답답하고, 잘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아찔한 안전사고에 노출되기도 한다.
하동군이 귀농·귀촌인이 겪는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경남 최초로 생활기술 교육 깃발을 올렸다. “귀농·귀촌인 생활기술 교육-찐 하동주민 되기” 교육을 5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하루 8시간씩 진행했다.
교육에는 귀농·귀촌한 지 5년이 안 된 20대에서 70대까지 15명이 참여했다.
하동군이 생활기술 교육을 진행하게 된 것은 귀농·귀촌인들의 요구에서 시작됐다.
여러 귀농·귀촌인 모임과 다른 귀농·귀촌 교육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요청이 많았다.
이에 하동군 지역활력추진단은 전국의 생활기술 교육 현장을 탐방하여 하동군 실정에 맞는 교육프로그램과 강사진을 준비했다.
하동군은 생활기술 교육을 집수리 교육, 텃밭 농사교육, 살림살이 교육으로 나누고 가장 먼저 집수리 교육을 시작했다.
집수리 교육은 생활매듭, 날 갈기, 예초기, 용접, 전기, 배관, 목공으로 구성하여 참여자들은 눈썰미와 경험으로 익혀야 했던 것을 이론과 실습으로 제대로 배웠다.
각 파이프 절단과 용접으로 의자 만들기, 터진 배관 연결하기, 분전함을 이해하고 전선을 연장해서 스위치를 넣고 전등을 연결하기, 트럭에 짐을 단단히 묶기와 같은 생활매듭 7가지, 예초기 사용과 관리 방법, 생활목공 등 실제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로 교육 일정이 빽빽했다.
교육을 맡은 강사진은 10년 넘게 전환기술, 적정기술, 생활기술 보급을 위해 앞장서는 전문가들이다.
'나는 난로다'라는 축제로 유명한 박용범(전환기술 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씨가 강사진을 꾸리고 교육을 총괄했다.
박용범 씨는 “귀농·귀촌인들은 연장을 제대로 다뤄본 경험도 없이 장비를 써야 할 상황이 생기고, 그러다 보니 안전사고가 빈번하다. 드릴, 그라인드, 절단기 등 생활에서 많이 쓰는 전동 연장 10종을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했다”라며 기술 습득만이 아니라 안전한 연장을 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생으로 참여한 김주만 씨는 “은퇴하고 빈집을 사서 귀촌한 지 2년째인데, 빈집을 직접 조금씩 수리하며 살고 있다. 이 교육을 받고 보니 자신감이 생긴다. 경험으로 알던 것들도 원리를 알고 공구 사용법을 제대로 배우니 머릿속이 환해졌다. 꼭 필요한 교육이다. 더 많은 기술을 더 자주 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교육이 알차고 더 다양하게 배우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교육 현장을 방문하여 참가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생활기술을 익혀서 귀농·귀촌 생활에 힘이 되고, 이웃분들에게 도움도 드리고, 이번 참가자들 모임도 만들어서 서로 도우며 슬기로운 하동살이를 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배우고 싶습니다”라며 깊은 관심과 함께 생활기술이 이어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하동군은 이번 교육을 평가 보완한 후 하반기에 한 차례 더 교육할 예정이다.
생활기술 교육은 기술습득, 안전교육과 더불어 교육 참가자들의 후속 모임으로 안정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동군은 해마다 인구의 4%인 1600명 이상이 귀농·귀촌한다.
귀농·귀촌 열기가 뜨거운 데는 생활기술교육 같은 정책들이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