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7 (화)

  • 맑음동두천 7.2℃
  • 맑음강릉 10.6℃
  • 맑음서울 7.4℃
  • 맑음대전 9.4℃
  • 맑음대구 11.2℃
  • 맑음울산 12.1℃
  • 맑음광주 8.7℃
  • 맑음부산 11.8℃
  • 맑음고창 5.1℃
  • 맑음제주 9.8℃
  • 맑음강화 3.0℃
  • 맑음보은 8.1℃
  • 맑음금산 8.1℃
  • 맑음강진군 9.5℃
  • 맑음경주시 11.5℃
  • 맑음거제 10.7℃
기상청 제공

어머니의 눈망울은 여전히 맑았다

[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오랜 세월 가족을 위해 헌신해 온 어머니의 삶이 지난 세월을 일깨워냈다. 기억 속 어머니는 언제나 새벽을 깨우는 사람이었다.

 

 

어머니는 날이 밝기 전이면 정안수를 떠놓고 두 손 모아 기도했다. 가족이 편안하게 살게 해달라며 맨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 숙여 빌었다. 신명께 드리는 그 기도는 단순한 기도가 아니다. 삶의 무게를 견디기 위한 절박한 하소연이었다. 고단한 세월 속에서 어머니는 온몸으로 삶을 감당해야 했다.

 

삶은 자주 어머니에게 고통을 일깨워 주었다. 고통이 곧 삶으로서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마음속에는 멈추지 않는 파도처럼 근심이 일렁였고, 천지신명께 수없이 기도했지만 현실의 무게는 쉬이 가벼워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머니에게 가족은 삶을 이어주는 끈이었다. 힘겹게 붙잡고 있는 실 한 올 한 올이었다. 어머니는 철마다 가족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보약을 챙겨주었고, 한 철도 거르지 않았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에 가족을 위한 정성은 멈추지 않았다.

 

종종 어머니의 눈에서 흘러내리던 눈물을 기억한다. 그 눈물이 회한이었는지, 지난 세월의 설움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안에는 감당해야 했던 시간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최근 설을 맞아 면회에서 마주한 어머니의 눈망울은 유난히 맑았다. 초롱초롱한 눈빛은 마치 지난 시간들을 잊어버린듯 고요했다.

 

한때 어머니는 병원 검사를 한사코 거부했다. 이후 한참이 지나 치매 진단을 받았다. 과거의 기억들이 오히려 어머니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힘들고 슬펐던 날들, 잊고 싶었던 기억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어머니의 눈망울은 과거의 고통을 대신해서 맑은 빛을 담고 있다. 기억은 흐려졌지만, 가족을 향한 마음만은 그 눈빛안에 여전히 또렷하게 남아 있다. 오랜 세월 가족을 지켜온 어머니의 삶이 그 눈빛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프로필 사진
유형수 기자

유(庾), 부여 성흥산성에는 고려 개국공신인 유금필(庾黔弼) 장군(시호 ‘충절공(忠節公)’)을 기리는 사당이 있다. 후대 지역 주민들이 그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사당을 세우고 제사지내고 있다.
유(庾) 부여 성흥산성(聖興山城)과 충절공(忠節公) 유금필(庾黔弼) https://www.ggnews1.co.kr/mobile/article.html?no=459689

이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