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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는 수도가 아니다..특별시 전국시대

대한민국에서 ‘특별시’는 오랫동안 곧 ‘수도’를 의미했다.

 

 

1946년 미군정이 ‘서울특별자유시’를 지정하고, 1949년 지방자치법에 따라 ‘서울특별시’가 확정되면서 특별시는 수도의 상징이자 도(道)와 동급의 독립 광역자치단체라는 위상을 갖게 됐다. 중앙정부가 위치한 정치·경제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특별시는 사실상 서울만의 고유 명칭처럼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하나의 선례를 경험했다. 바로 세종특별자치시다.

 

2012년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는 수도가 아니다. 헌법상 수도는 여전히 서울이다. 그러나 세종은 중앙행정기관 다수가 이전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광역시와 도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광역자치단체라는 독특한 지위를 부여받았다. 명칭은 ‘특별자치시’지만, 기존 광역체계와 다른 특례와 권한을 갖는다는 점에서 ‘수도 전용 특별시’ 개념을 이미 한 차례 확장한 사례다.

 

즉, 특별한 지위는 더 이상 수도에만 부여되는 절대적 상징이 아니라, 국가 전략에 따라 설계 가능한 행정 모델이 된 셈이다.

 

이 흐름은 최근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행정통합 논의에서 다시 한번 확인된다. 통합이 성사될 경우 법적 명칭은 ‘전남광주특별시’가 되고, 통상적으로는 ‘광주특별시’를 사용하게 된다. 이는 수도가 아니어도 특별시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실험이다. 행정 효율성 제고와 지역 균형 발전을 동시에 노리는 전략적 선택이다.

 

이제 특별시는 상징이 아니라 수단이 되고 있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수도권 과밀화 문제는 기존 광역행정 체계로는 대응이 쉽지 않다. 광역 통합을 통해 권한과 재정을 집중시키고, 정책 집행력을 높이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려는 시도는 불가피한 흐름이다. 그 과정에서 ‘특별시’ 혹은 ‘특별자치시’라는 명칭은 새로운 권한 구조를 담는 그릇이 된다.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명칭 변경이 지역 정체성을 훼손하지는 않는지, 충분한 주민 합의가 이뤄졌는지, 특별시 특례의 범위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논쟁은 피할 수 없다. 특별시가 정치적 명칭에 그친다면 제도적 설득력은 약해질 것이다. 서울의 상징성을 희석시키는 것 아니냐는 감정적 반발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세종특별자치시의 출범은 이미 한 가지 사실을 증명했다. 특별한 행정 지위는 수도 여부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수도는 헌법적 개념이지만, 특별시는 정책적 선택이다.

 

‘특별시 전국시대’는 서울의 위상이 무너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서울 일극 체제의 부담을 덜고, 각 지역이 자율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분권적 재편의 과정이다. 세종이 행정수도로 기능하고, 광주·전남 통합이 새로운 광역 모델을 모색하는 현실은, 대한민국 행정체계가 단수 구조에서 복수 구조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별시는 수도가 아니다.
그리고 이제 특별시는 서울만의 이름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하나의 중심이 아니라, 여러 개의 중심이 함께 만드는 균형 속에서 형성될 것이다. ‘특별시 전국시대’는 그 변화의 다른 이름이다.

프로필 사진
유형수 기자

유(庾), 부여 성흥산성에는 고려 개국공신인 유금필(庾黔弼) 장군(시호 ‘충절공(忠節公)’)을 기리는 사당이 있다. 후대 지역 주민들이 그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사당을 세우고 제사지내고 있다.
유(庾) 부여 성흥산성(聖興山城)과 충절공(忠節公) 유금필(庾黔弼) https://www.ggnews1.co.kr/mobile/article.html?no=459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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