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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민이 결정하는 도시, 50만을 넘지 않는 광명의 선택

도시는 얼마나 커야 성공한 도시일까. 인구가 늘고 아파트가 들어서고 세수가 증가하면 그것이 곧 발전일까.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승원 광명시장이 던진 화두는 이러한 통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그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결정하는 시정”을 강조했다. 행정이 기획하고 시민이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이 방향을 정하고 행정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위원회 참여를 1인 3개로 제한해 참여 기회를 넓히고, 사전 민원 접수와 주말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따른다. 시민 참여가 단순한 의견 수렴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참여’가 행정의 책임을 흐리는 장치가 아니라, 정책의 정당성과 실행력을 높이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시민이 결정한다면, 시장은 그 결정을 실현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참여와 책임은 함께 가야 한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더 주목할 대목은 인구 정책에 대한 분명한 선 긋기였다. 수도권 대부분의 도시가 인구 유입과 개발 경쟁에 매달리는 가운데, 박 시장은 “광명은 50만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인구가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도로, 상하수도 등 도시 기반시설을 전면적으로 다시 손봐야 하고, 이는 곧 재정 부담과 생활 불편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성장의 속도보다 삶의 밀도를 택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양적 팽창이 아니라, 적정 인구 규모 안에서 도로·교통·주택·환경·복지가 균형을 이루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재건축·재개발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교통 문제가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는 현실을 고려하면, 무작정 인구를 늘리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도시의 경쟁력은 더 이상 숫자로만 증명되지 않는다. 시민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행정이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인구 규모를 통제해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성숙한 도시의 조건일지 모른다.

 

광명의 선택은 어쩌면 역설적이다. ‘더 크게’가 아니라 ‘적정하게’, ‘더 빠르게’가 아니라 ‘더 균형 있게’라는 방향 전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불균형이 심화되는 시대에 무한 성장은 더 이상 해답이 아니다.

 

결국 관건은 실행이다. 시민 참여가 실질적 권한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50만 이하 인구 관리 원칙이 개발 압력 속에서도 유지될 수 있을지에 따라 이 비전의 성패는 갈릴 것이다.

 

도시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삶으로 평가받는다. 광명이 제시한 ‘참여와 균형’의 실험이 한국 도시정책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프로필 사진
유형수 기자

유(庾), 부여 성흥산성에는 고려 개국공신인 유금필(庾黔弼) 장군(시호 ‘충절공(忠節公)’)을 기리는 사당이 있다. 후대 지역 주민들이 그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사당을 세우고 제사지내고 있다.
유(庾) 부여 성흥산성(聖興山城)과 충절공(忠節公) 유금필(庾黔弼) https://www.ggnews1.co.kr/mobile/article.html?no=459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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