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양평공사가 9월 초에만 초과근무신청서 65건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제출된 시설점검보고, 당직근무결과보고, 근무상황부 등은 400건을 훌쩍 넘었다.
문제는 이 문서 대부분이 월말·월초에 집중적으로 양산되는 구조적인 비효율이다.
이 같은 상황은 “공사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 문서를 쓰기 위해 일하는 수준”이라는 현장직원들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초과근무 65건…“월말만 되면 지옥이 열린다”
이번에 확인된 초과근무신청서 65건은 대부분 8월 27~31일, 9월 1일, 9월 6일 등 ‘행정 업무 몰림 현상’이 극심한 날짜에 집중적으로 제출됐다.
초과근무는 현장 대응이나 긴급 상황 때문이 아니라, 과도한 서류 작성과 중복 보고 체계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직원들이 “월말이 되면 하루 종일 서류만 작성하는 수준인데, 그 서류 때문에 다시 초과근무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근무상황부 60건·당직보고 25건…중복 보고의 전형
근무상황부만 같은 기간 60건 이상, 당직근무결과보고도 25건이 제출됐다.
근무일지, 당직보고, 현장보고, 시설점검표, TBM 점검표로 이어지는 ‘보고서의 연쇄 작동’은 한 건의 현장 업무가 여러 건의 문서로 분절되어 반복 제출되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것은 이 문서들이 시스템화되지 않은 채 전 사업장에서 따로 작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공사는 직원의 시간을 잡아먹는 비효율적 보고 체계를 스스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체육·휴양·하수처리시설 운영일지 150건 이상…‘일일보고’가 일상이 된 현장
체육시설(용문·양서), 휴양림(백운봉), 하수처리시설(곡수·지평·국수·양동 등)에서는 8월 말부터 9월 초 사이에만 150건 이상의 운영·안전·환경 일지가 제출됐다.
수영장 안전근무일지, 헬스장 업무일지, 스쿠버풀 체크리스트, 하수처리장 TBM 회의록, 환경정비 실적 등이 하루 단위로 중복되는 것은 인력 대비 과도한 문서 작성 의무가 제도적으로 고착화되었음을 의미한다.
현장 직원들의 업무는 “점검 그 자체보다 점검 ‘보고서’를 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안전이 목적이지만 현실은 문서행정이 우선”이라고 볼 수 있다.
회계·지출·구매 문서도 월말에 폭주…관리체계 부재의 상징
유류비 지급, 소모품 구매, 보험료 납부, 시설 수리비 등 회계 관련 문서도 월말에 한꺼번에 몰리는 구조를 보인다.
각 사업장이 모든 지출·정산을 월말에 몰아 제출하는 방식은 “관리 편의를 직원에게 떠넘긴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문서 400여 건 중 대부분이 ‘기록용’…실제 개선과 피드백은 실종
이번 목록에서 드러난 약 400여 건의 문서 중 실질적 의사결정이나 개선안을 담은 문서는 극히 적다.
대부분이 단순 기록, 일일 보고, 점검 체크리스트, 상황보고, 영업일보, 등 ‘기계적 보고’에 가까운 문서였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문서가 쌓여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문서 작성은 계속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행정혁신과 효율화를 강조하는 공공기관이라면 “보고를 위한 보고”가 일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과근무는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
월 65건의 초과근무 신청은 직원의 성실성 문제도, 개인의 근태 문제가 아니라, 양평공사 업무 구조 자체가 비효율적으로 설계돼 있는 결과물로 보인다.
중복 보고, 수십 가지의 일일·주간·월간 보고, 시설별 상이한 문서 체계, 회계·지출의 월말 집중, 수기·개별 보고 중심의 전근대적 시스템 이 모든 것이 직원들의 시간을 과도하게 소모시키고 있으며, 공사가 추진하는 서비스 품질과 안전 업무와도 직접적인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직원들은
“시설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문서를 위한 존재인가.”는 질문이 업무의 과부하를 대변한다.
양평공사는 이제 문서를 줄이고 업무를 효율화하는 ‘근본적 구조 개선’ 없이는 초과근무와 과로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