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내려놓지만, 평택을 향한 마음은 계속됩니다.”
정장선 평택시장이 지난 26일, 정치 인생의 마침표를 찍겠다고 선언했다. 정장선이라는 이름 석 자는 지난 30년간 평택의 산업화, 균형발전, 미래도시 전략 등 거의 모든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그 무게를 내려놓기로 했다.

하지만 이 불출마 선언은 갑작스러운 ‘정치 은퇴’가 아니다. 오히려 “오래전부터 구상한 일” 이라는 그의 말처럼, 예고된 책임의 실현에 가깝다.
진짜 중요한 건 ‘타이밍’
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불출마 의사를 일찍 밝히는 것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치를 떠나는 방식마저 ‘예고’와 ‘책임’의 언어로 일관된 모습이다.
실제로 그는 2022년 지방선거 직전부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주변에 밝혀왔고, 이번 결정도 그 연장선 위에 있다. 정치는 끝났지만, 다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중하게 ‘자리를 내주는 정치’—그것이 바로 정장선식 정치의 마무리다.
30년 정치를 돌아보며
정 시장은 여느 정치인처럼 ‘성공’만을 내세우지 않았다. 그는 정치 초년 시절의 어려움을 솔직히 언급했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응원으로 버틸 수 있었다는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발자취는 숫자와 기록으로 분명하게 남는다.
국회의원 시절, 평택항 개발 예산 1,500억 원 확보
평택지원특별법 제정, 수도권 규제 완화 및 정부 지원 18조 확보
430만 평 산업단지 설득 유치 → 삼성전자 유치
반도체·AI·수소 특화도시 전략 추진
고덕신도시, SOC 기반시설, 그린웨이 계획 등 도시 미래 기획
이런 점에서 그는 단순한 ‘행정가’나 ‘정치인’이 아니라, 도시 설계자로 불려야 마땅하다.
불출마 선언, 단순한 은퇴인가
그렇지 않다. 이번 선언은 단지 한 정치인의 은퇴가 아니다. 그가 직접 밝힌 대로, 이는 정치가 아닌 삶의 복귀다. 그는 가족들과의 일상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고, 아내와 아이들도 그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한다.
“물러나는 것이 끝이 아니라,
평택이 더 도약하는 새로운 시작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가 정치 무대에서 사라진다고 해서, 평택에 대한 애정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는 평택의 영원한 시민으로 남아, 응원하고 지지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정치에 남긴 메시지
정장선 시장의 은퇴는 ‘정치를 시작하는 법’보다 ‘정치를 떠나는 법’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단언컨대, 그는 정치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정치를 완성한 것이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기회’와 ‘선거’를 놓지 못해 끝없이 머무르려는 와중에, 정 시장은 스스로 물러나며 ‘변화를 열어주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정장선 시장은 오늘도 여전히 평택이라는 도시 안에서 살아갈 것이다. 다만, 이제는 단상이 아닌 시민의 자리에서.
그의 불출마 선언은 그래서 더 묵직하다. 정치의 끝에서 시민으로 돌아가는 그의 선택이, 많은 이들에게 책임 정치의 기준이 되길 바란다.
이제 누군가는 물러난 자리에 서야 한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 자리를 존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