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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된 수도관이 만든 ‘조용한 위협’…수돗물, 정말 안전한가?

【광주=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최근 수도권의 여러곳에서 수돗물 색 변화(색수)와 필터 변색 관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겉보기엔 단순한 현상 같지만, 이 같은 문제가 노후된 수도관과 부식, 느슨한 수질 관리 체계가 맞물린 위험 신호의 경고 메시지로 나타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19일 이후 수돗물 색 변화와 필터 변색 관련 민원이 다수 접수되자, 한국수자원공사 광주수도지사와 합동으로 현장 조사에 나섰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민원이 집중된 아파트 저수조와 가정 내 수돗물에 대해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상수도관 상당수는 1970~90년대에 설치된 노후 관로로, 내부 부식이 진행되면서 철산화물, 녹, 심지어 납이나 구리 같은 중금속이 물에 섞일 위험이 크다. 이러한 유해 금속은 미각이나 후각으로 인지하기 어려워 시민들이 장기간 노출되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장기 노출 시 신경계 손상, 신장 기능 저하, 어린이 발달 장애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최근 한 지자체에서 발생한 민원에서도 필터를 거친 수돗물에서만 색 변화가 확인되었는데, 이는 상수도 관로 내부 부유물과 부식물이 물에 섞여 필터에 걸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시는 수질 검사 결과를 ‘기준 적합’이라 발표했으나, 걱정하는 사람들은 “기준치 이내라도 장기적으로는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의 납 오염 사태는 부식된 관로와 부실한 수질 관리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일부 구도심과 오래된 아파트에 부식성 강한 철관과 아연도강관, PVC 배관이 남아있고, 수질 검사도 민원 중심, 샘플링 위주라 실제 가정 내 수질 상태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배관 교체는 예산과 행정 문제로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 건강 위협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수돗물 속 중금속과 부유물, 세균 노출은 어린이 성장 지연, 학습 장애, 위장 장애,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임산부, 영유아가 위험에 더 취약하다.

 

수돗물은 시민이 직접 확인할 수 없는 공공재이기에, 더 이상 ‘맹목적 신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노후 관로의 조기 교체와 세대별 정밀 수질 검사, 투명한 결과 공개 및 신속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특히 취약 계층 거주 지역은 우선 교체 대상이 되어야 한다.

 

녹슨 수도관에서 시작된 작은 불신이 시민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

 

국내에선 아직 대형 사고가 없지만, 해외 사례가 보여준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수돗물의 안전은 정부와 지자체가 얼마나 철저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깨끗해 보여도, 정말 깨끗한가?”
지금이야말로 우리 수돗물의 진짜 안전성을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에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