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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물건 사고도 ‘적자’?..미국 무역적자의 진짜 의미는

적자도 전략이다..진실인가 거짓인가, 달러 패권의 비밀

미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국 통화로 외국의 자원을 ‘구매’할 수 있는 나라다. 

 

달러를 찍어서 한국의 반도체를 사고, 독일의 자동차를 사며, 중국의 원자재를 쓸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은 이 모든 거래를 마치 ‘공짜 돈’으로 하면서도 해마다 수천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를 찍어낸 걸로 물건을 샀으면 이득 아닌가? 왜 적자라고 하나?”

상식적으로 보면 이해되지 않는 이 구조는 장부상 수치로, 기축통화국 미국의 특수한 위치와 깊이 연결돼 있다.

 

찍어낸 달러 = 공짜 돈?

미국이 사용하는 달러는 실제로 자국 중앙은행(Fed)이 발행하는 화폐다. 다른 나라들은 무역을 하기 위해 달러를 벌어야 하지만, 미국은 단지 발행하면 된다. 달러가 종이 한 장일 뿐이라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쉽게 무역을 하는 나라다.

 

실제로 미국은

원유 수입 대금을 달러로 결제

해외 기업 투자도 달러로 집행

미국 국채를 전 세계가 사준다

 

이 모든 것은 달러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즉, 미국이 찍어낸 종이는 세계가 ‘돈’으로 인정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적자일까?

미국의 무역적자는 단순히 “돈을 잃었다”는 뜻이 아니다.

미국은 외국에서 들여온 수입(상품, 서비스)이 수출보다 많다는 뜻에서 ‘적자’인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 수입 대금을 자국 통화인 달러로 결제한다.

 

이게 바로 핵심이다.

 

미국은 종이(달러)를 주고, 실물(물건)을 가져간다.

그럼에도 무역통계상 적자로 장부상 기록된다.

 

왜냐하면 통계는 실물의 흐름을 기준으로 잡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한국에서 TV 10만 대를 사오고, 그만큼 물건을 팔지 않았다면, 무역적자 10억 달러로 기록된다. 그런데 그 10억 달러는 찍어서 만든 돈일 수도 있다.

 

즉, 미국은 적자를 보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손해를 안 본다. 오히려 득을 본다.

 

이처럼 미국의 무역적자는 ‘적자’라는 단어와 달리, 실질적인 손실이 아니다. 오히려 세계 경제를 미국 중심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전략적 비용이다.

 

미국은 달러를 공급함으로써 세계 무역 시스템을 유지하고

외국은 미국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달러를 받아들이고,

받은 달러는 다시 미국 국채, 미국 금융시장으로 환류된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종이 돈을 주고 물건을 받고,

다시 그 돈을 빌려주는 구조로,

이자까지 받는 세계 최대의 ‘빚쟁이 겸 채권자’가 된다.

 

이 시스템이야말로 달러 패권의 정수다.

 

그래서 진짜 적자는 누구인가?

미국은 적자를 보며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물건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자국 통화인 달러로 지불한다. 이 달러는 세계 곳곳에서 다시 미국으로 흘러들어온다.

 

진짜 적자를 보고 있는 쪽은 어쩌면 다른 나라들일지도 모른다.

 

열심히 수출해 달러를 벌고,

그 달러로 미국의 자산을 사고,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에 종속되는 구조.

 

이런 맥락에서 보면, 미국의 적자는 형식적인 것이고, 구조적인 이득은 오히려 미국에 집중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적자는 계산상 손실, 그러나 전략상 이득

미국은 달러라는 ‘공짜 돈’으로 세계에서 물건을 사고, 그 대금을 지불하며 적자를 낸다.

하지만 이 적자는 실제 손실이 아니라, 패권 유지의 대가이자, 세계 경제를 자국 중심으로 굴리는 수단이다.

 

달러가 계속 세계에서 통용되는 한, 미국은 실물보다 종이의 가치를 더 크게 만드는 유일한 국가로 남을 것이다.

 

“미국의 적자는 회계적 손실이 아니라, 세계에서 사들이는 결재의 거래장부상 내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