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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문화재단, 조직적 관리 부실 드러나…‘비표 혼용’ 사태는 예고된 실패

【성남=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2025 성남페스티벌’에서 발생한 기자 비표 혼용 및 유출 논란은 단순한 현장 실무자의 실수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사태는 성남문화재단의 조직 전반에 걸친 관리 체계의 허술함과 구조적 책임 회피가 빚어낸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성남문화재단은 이사장을 필두로, 감사, 이사회, 대표이사 아래 대외협력, 감사실, 경영본부, 예술본부, 문화본부 등으로 구성된 공공기관이다. 이처럼 체계적인 조직 구성을 갖춘 재단이 기본적인 출입 비표 관리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리 책임이 조직 전체에 걸쳐 있다는 지적이다.

 

출입증 혼용 사태…“작년 비표가 왜 현장에?”

본지 기자는 ‘2025 성남페스티벌’ 현장에서 검정색 바탕의 기자 비표를 지급받았으나, 현장 내 대부분의 기자는 노란색 비표를 착용하고 있었다. 성남문화재단 홍보기획부는 이에 대해 "검정색 비표는 작년 것"이라고 해명했다.

 

즉, 폐기됐어야 할 과년도 비표가 여전히 유통되고 있었고, 이를 구분하거나 확인하는 절차도 없이 현장에서 배포되었다는 사실은, 현장 실행 단계를 넘어 상위 기획과 통제 라인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조직적 책임 구조…“누가 무엇을 통제했는가”

성남문화재단의 행사 운영은 단일 부서가 아닌, 기획부터 실행, 대외 협력, 감사 등 복수 부서의 협업 체계로 이뤄진다. 출입증 제작 및 배부는 실무 부서에서 담당하더라도, 최종 검수 및 보안 관리 감독은 경영본부, 대외협력, 심지어 감사실의 관할에 포함될 수 있다.

 

대표이사는 전반적인 사업 운영과 안전 확보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진다.

 

경영본부는 행정, 재정, 인력 등 실행 시스템을 관리하는 핵심 부서다.

 

대외협력 부서는 외부 기자 및 관계자 응대, 출입 승인 절차를 담당한다.

 

감사실은 내부 통제와 감시 기능을 통해 사전 예방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명백한 보안 통제 실패가 발생했다는 것은 각 부서의 역할이 불분명하거나, 책임 의식이 조직 내에서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단순 실수가 아닌, 구조적 실패

이번 사건은 단순히 "비표 하나 잘못 나갔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출입증 관리 체계, 물품 보관 시스템, 보안 지침, 폐기 절차, 유출 대응 매뉴얼 등 전반적 행정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곧, 성남문화재단이 문화행사의 안전과 보안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관리 철학의 문제이자 구조적 실패다.

 

특히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인 만큼, 책임 소재가 더욱 분명해야 한다. 이사장과 이사회, 감사기구는 해당 사안을 단순 실무 오류로 축소하지 말고, 전반적인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점검 및 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전면적 점검 시급

이번 사안을 계기로 성남문화재단은 비표 등 보안물품 관리 절차 전면 재정비, 부서 간 책임 분담 명확화, 유사 사례에 대한 시뮬레이션 대응 매뉴얼 마련, 감사실의 사전 예방 기능 강화 등을 포함한 전면적인 조직 진단과 개선이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행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문화재단의 존재 이유는 문화 향유 이전에, 공공의 신뢰 위에 세워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