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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하고 견디면 꽃은 반드시 핀다
절망속에 희망을.. 화해와 통합 이뤄
“우리는 끝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은 단연코 ‘인동초’입니다. 겨울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뿌리내리고 꽃을 피우는 그 식물처럼, 김대중이라는 이름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움켜쥐었던 '인내와 불굴의 정신'의 대명사로 남아 있습니다.
그의 삶은 단순한 정치인의 삶이 아니었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다섯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 사형 선고를 받고도 굴복하지 않았던 사람, 고문과 망명, 가택연금이라는 온갖 시련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굽히지 않았던 사람—그가 바로 김대중입니다.
1973년 도쿄에서 중앙정보부에 의해 납치되었을 때, 바다에 던져질 위기 속에서도 그는 담담히 유서를 써내려갔습니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았을 때도 그는 끝까지 법정에서 진실을 말했습니다. 민주주의를 향한 그의 신념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이토록 고통스러운 길을 걸으며도 김대중 대통령은 증오로 맞서지 않았고, 폭력으로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우리는 끝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인내와 설득, 그리고 대화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그가 남긴 정치적 유산은 많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의 인간적 품격과 정신적 리더십입니다. 정권을 잡기 위해 신념을 버리지 않았고, 권력을 잡은 뒤에도 보복보다는 화해와 통합을 택했습니다. 그 철학은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세계의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위기와 갈등 앞에 서 있습니다. 갈라진 사회, 흔들리는 공동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속에서 방향을 잃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김대중이라는 사람의 ‘인동초 정신’을 다시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치더라도 쓰러지지 않는 힘. 억압 속에서도 타인을 증오하지 않는 용기.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뚝심. 이것이 바로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깊은 유산입니다.
오늘, 그의 서거 16주기를 맞아 다시 한 번 다짐해봅니다.
우리도 그처럼 살아야 한다고.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인내하고 견디면 꽃은 반드시 핀다고.
겨울을 이겨낸 인동초처럼, 이 땅의 민주주의도 그렇게 피어났고, 앞으로도 피어나야 한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