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올해로 80주년을 맞은 광복절, 정치권에서는 예년보다 강한 어조의 메시지들이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광복절 기념사는 단순한 기념의 차원을 넘어, 역사적 정의 실현과 정치적 결의를 담은 선언문에 가까웠다.
그는 이번 메시지에서 “빛의 혁명으로 다시 찾은 민주주의 광복절”이라는 제목 아래,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 친일 청산, 분단의 고통, 그리고 내란세력 척결이라는 굵직한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다.
역사 인식의 강조, 그리고 헌법적 근거
정 대표는 대한민국의 뿌리를 3.1운동과 임시정부의 법통에서 찾는 헌법 전문의 문장을 환기시키며, “광복은 독립운동가들의 피와 희생으로 이루어진 성취”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점차 퇴색되고 있는 독립운동의 가치와, 그것을 대체하려는 일부 세력의 역사관에 대한 경계로 읽힌다.
이 같은 주장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정치적 진영을 떠나 되새겨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정 대표가 언급한 “건국절 논란” 등은 아직도 우리 사회 내에서 해묵은 이념 논쟁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일방적으로 단죄하기보다 공론의 장에서 토론을 이끌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친일 청산”이라는 오래된 과제
이번 메시지의 핵심 중 하나는 “친일 청산의 미완성”이다. 정 대표는 일제 잔재의 후과로 오늘날의 불의와 불공정, 권력 편중 등의 현상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친일하면 3대가 떵떵거리고,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사회 구조에 남은 왜곡된 가치관을 꼬집는다.
이 같은 진단은 정치권 전반, 나아가 시민사회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다. 다만, ‘친일’이라는 규정은 감정적 접근으로 흐를 위험도 있으며, 법적·역사적 검증에 기반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정치적 선전이 아닌, 구체적이고 제도적인 방식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점도 병행되어야 한다.
“분단의 고통과 내란세력 척결” 발언의 파장
정 대표는 광복절 메시지에서 내란세력의 척결을 광복의 완성이라 표현하며, 사실상 최근의 12.3 사태(비상계엄 시도 논란)에 대한 강한 대응을 시사했다.
영화 <암살>의 명대사를 인용하며, “역사적 임무 수행”이라는 표현까지 덧붙인 점은 정치적 메시지로서의 강도를 한층 높인다.
이러한 발언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결기로 해석될 수 있으나, 일각에서는 광복절이라는 역사적 기념일을 정치투쟁의 장으로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이 말하는 “역사적 책무”가 정치적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비춰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 실천 방식과 태도에서 더욱 신중함이 요구된다.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며
광복 80주년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역사적 과제를 재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기다.
정청래 대표의 메시지는 그 의미를 날카롭게 짚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그 방식이 지나치게 대립적 구도로 흐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치권의 책임일 것이다.
역사 정의는 하나의 정치적 진영이 독점할 수 없다. 정파를 초월한 사회적 합의 속에서 이뤄져야 하며, 국민의 삶에 실질적 정의로 다가설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광복절이 단순한 기념일이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 광복을 위한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