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수십 년간 수도권의 생활쓰레기를 받아온 인천 수도권매립지. 그 중 제4매립장은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채 30년 가까이 사람의 손길을 피하며, 역설적으로 ‘자연이 되살아난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 인천시의회에서 제기된 “제4매립장의 생태적 가치 보존과 국가정원 조성” 제안이 시민사회와 정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유곤 인천시의원(산업경제위원회 소속, 서구)은 최근 시정질문을 통해 제4매립장의 생태적 가치를 강하게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직접 매립지를 방문한 후 그 현장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제4매립장은 30년 가까이 방치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이 스스로 복원한 공간입니다. 두루미, 황새,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녹지가 아니라 ‘천혜의 생태계’가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실제로 제4매립장은 매립 계획만 있었을 뿐 한 번도 쓰레기가 매립되지 않았다. 그 결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 생태계가 회복되며 오염되지 않은 초지, 습지, 야생초지로 변모했다.
이곳은 ‘안암도유수지’로도 불리며, 각종 철새의 중간 기착지이자 서식지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황새나 두루미 등은 국가적 보호종이자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이 지역의 보존 가치는 국제적 수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김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해당 부지를 ‘국가정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정책 제안을 내놓았다.
“제4매립장은 쓰레기를 다시 묻는 땅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지고 지켜야 할 자연유산입니다. 수도권 시민 모두가 쉴 수 있는 생태정원, 즉 국가정원으로의 보존이 가장 현실적이고 가치 있는 활용 방안입니다.”
실제로 국가정원 지정 요건(30만㎡ 이상)을 훨씬 상회하는 제4매립장은 단일 부지 389만㎡에 더해, 합의상 미사용 예정인 3-2매립장 일부 98만㎡까지 포함하면 총 487만㎡에 달한다. 이는 축구장 약 680개를 지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면적이다.
김 의원은 또 하나의 설득력 있는 사례로 순천만 국가정원을 언급했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연간 4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생태관광지이며, 2023년에는 총 981만 명이 방문, 생산유발효과만 2조 원 이상을 기록했다.
“인천은 순천보다 인구가 10배 많고, 수도권 중심에 위치해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하늘길, 바닷길, 육로까지 모두 갖춘 인천에서 국가정원이 조성된다면 순천보다 훨씬 큰 경제적 파급효과가 가능하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김 의원은 질의에서 환경국과 도시균형국 양 부서에 협업과 중앙정부 설득을 공식 요청했다. 더불어 유정복 시장에게는 “국가정원 조성에 대한 공식 추진 의사”를 확인하며 강력한 정책 결단을 촉구했다.
“이 사업은 단순한 공원 조성이 아닙니다. 쓰레기 매립지 종료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해법이자,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의미 있는 유산입니다.”
또한, 그는 제4매립장에 국가정원이 들어선다면 인근 드림파크 골프장, 아쿠아리움, 캠핑장, 수상레포츠 등과 연계하여 서구 지역이 ‘생태관광 복합특구’로 발전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유곤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한 구절을 인용했다.
“왜 산에 오르느냐고 묻는다면, 산이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말한다. 제4매립장은 이제 생태적 가치로 존치되어야 할 이유가 분명한 땅이다. 단순히 ‘쓰레기를 안 묻겠다’가 아니라, 자연이 다시 살아난 그 자체로 보존의 이유가 되는 공간이다.
인천은 지금, 회색빛 산업의 유산을 녹색빛 생태 미래로 바꿀 기로에 서 있다. 제4매립장이 그 상징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인천시의 향후 결정에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