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이애형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장이 국외연수를 다녀온 뒤 남긴 한마디가 잔잔한 울림을 준다. “거의 대부분의 선진국에는 교육청이라는 별도 조직이 없다.”
놀랍고도 시사적인 이 문장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온 교육행정의 구조를 되짚게 만든다. 한국의 교육자치는 정말 ‘자치’일까? 그리고 지금의 지방교육청 체제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구조일까?
이 위원장은 유럽 주요국의 교육기관들을 둘러보며 교장이 직접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교사들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수업을 이끄는 모습을 확인했다. 교장은 젊고 진취적이며, 학교는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교육청이 아니라 시청이나 지방정부가 있었다.
교육정책은 국가가 큰 방향만 제시하고, 실제 운영은 지역이 주도했다. 학교는 지역의 삶과 닿아 있었고, 행정은 복잡하지 않았다. 단순하고 명료하게, 교육을 지역이 책임졌다.
그에 비해 한국은 교육과 일반행정을 완벽하게 이원화한 구조다. 교육감은 지자체장처럼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며, 교육청은 독립된 예산과 조직을 운영한다. 한편으로는 교육의 자율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실제로는 행정의 중복, 협업의 단절, 예산의 비효율을 야기하는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지자체는 학교에 돌봄, 통학로, 급식, 복지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교육과정이나 인사에는 관여하지 못한다. 교육청은 학교 안을 책임지지만, 지역사회와는 떨어져 있다. 이 구조가 과연 지금의 교육 현실에 맞는가?
사실 지방교육자치는 양날의 검이다. 교육감 직선제를 도입한 지 17년이 지났지만, 자율성이 강화되었다는 실감은 적다. 정작 학생이나 학부모, 교사 입장에서는 ‘중앙과 지방의 역할 분담’이 아니라 ‘지자체와 교육청의 갈등’으로 느껴지기 쉽다. 교육현장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데 행정은 여전히 분절되어 있다.
이제는 지방의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의 통합 혹은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물론 하루아침에 교육청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교육은 따로’라는 발상이 과연 합리적인가에 대한 질문은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지방정부 안에 교육국을 설치해 보다 통합적인 접근을 하는 모델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지역의 교육을 지역이 책임지는 구조. 교육자치는 자율성과 창의성에서 출발해야지, 행정조직의 경계 안에 갇혀서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구조 변화가 아이들을 위한 길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가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지역과 밀착되어 있으면 아이들은 그만큼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다. 교사도 행정보다 교육에 집중할 수 있고, 지역사회도 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교육자치의 목적은 결국, 행정이 아니라 교육 그 자체에 있다.
지방교육자치는 우리 교육의 근간이다. 하지만 지금의 구조가 과연 현장에, 그리고 시대에 맞는 것인지 우리는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구조를 바꾸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변화의 필요성이 눈앞에 있다면, 머뭇거리기보다는 첫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선진국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개혁을 스스로 설계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