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모님의 산소를 다녀온 뒤 SNS에 올린 글은 정치인의 메시지라기보다 한 아들의 고백이었다.
1921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난 어머니. 열여섯 살에 대둔산을 넘어 얼굴도 모르는 신랑에게 시집을 왔고, 열 명의 자녀를 낳아 다섯을 먼저 떠나보냈다. 일제강점기의 강제징용, 한국전쟁의 참화, 가난과 독재를 모두 견디며 한평생 가족을 지켜낸 어머니의 삶은 곧 대한민국 현대사의 축소판이었다.
정 대표는 글에서 어머니가 평생 흘렸을 눈물을 하나씩 되짚는다. 홍역으로 자식을 잃었을 때, 강제징용으로 남편을 떠나보냈을 때, 총살장으로 끌려가는 남편을 바라볼 때,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는 아들을 볼 때, 학생운동으로 감옥을 드나드는 막내아들을 지켜볼 때마다 어머니는 울었다.
그러나 이 글의 핵심은 과거의 회상이 아니다.
부모님의 산소 앞에서 정 대표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어머니 아버지가 꿈꾸셨던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 아들딸들이 꿈꾸는 대한민국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 한 문장이 긴 글의 결론이자 정치인의 다짐이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다. 그러나 부모 세대가 꿈꾸었던 대한민국과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 세대가 바라는 대한민국은 시대에 따라 모습이 달라졌다.
부모 세대에게 대한민국은 식민지에서 벗어난 독립국가였고,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였으며, 자식만큼은 굶기지 않고 공부시킬 수 있는 나라였다.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 국가 역시 그들이 간절히 바랐던 미래였다.
반면 오늘의 아들딸들이 꿈꾸는 대한민국은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공정한 기회, 안정된 일자리, 내 집 마련의 희망,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 세대와 지역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나라를 기대한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본질은 같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정 대표의 질문은 특정 정치인만의 질문이 아니다. 정치권 전체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정치는 권력을 얻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바꾸는 책임이다. 부모 세대의 희생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워졌다면, 지금의 정치가 해야 할 일은 미래 세대가 더 큰 희생 없이 살아갈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보다 통합하는 정치, 증오를 키우는 정치보다 희망을 만드는 정치, 과거의 상처를 반복하기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청래 대표의 SNS는 결국 부모님을 향한 추모글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향한 질문이었다.
"어머니 아버지가 꿈꾸는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 아들딸들이 꿈꾸는 대한민국."
그 두 대한민국이 서로 만나야 한다는 것.
정치가 그 다리를 놓지 못한다면 부모 세대의 희생도, 미래 세대의 희망도 모두 헛될 수 있다.
정치인은 결국 자신의 부모 앞에서도, 자신의 자녀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해야 한다.
그것이 정청래 대표가 부모님 산소 앞에서 얻은 다짐이자, 오늘 우리 정치가 함께 새겨야 할 질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