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사라지는 모래 해변의 작은 생명… ‘발콩게’를 아시나요?

  • 등록 202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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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보호생물 발콩게,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해양 생태계의 경고등

【서천=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해양 생태계에서 크기는 작지만 의미는 결코 작지 않은 생물이 있다. 바로 ‘발콩게’. 이름조차 생소한 이 작은 갑각류는 지금, 조용히 우리의 바다에서 사라지고 있다.

 

발콩게는 길이 약 7~8mm, 너비는 10~11mm에 불과한 소형 갑각류로, 등딱지는 옅은 회갈색을 띠고 있으며 집게다리 한 쌍과 걷는 다리 네 쌍이 대칭으로 붙어 있다.

 

 

‘십각목 콩게과’에 속하며,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일부 갯벌에서만 제한적으로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특히 깨끗하고 건강한 모래 조간대에만 서식하기 때문에, ‘갯벌 건강성의 지표종’으로도 불린다.

 

이 생물은 모래에 작은 굴을 파고 살면서, 먹이를 찾을 때 모래를 공 모양으로 뭉쳐 주변에 흩뿌리는 독특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생태적 특징은 연안 갯벌 생물다양성 속에서도 그만의 생존 방식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평가된다.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대표 신상애)는 최근 실시한 갯벌 모니터링 조사에서 서해안 모래조간대에서만 서식하는 해양보호생물인 ‘발콩게’가 서천 송석갯벌에 서식하고 있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홍성민 국장은 “이번 발콩게 발견은 세계자연유산 송석갯벌의 보전 필요성을 알리는 계기”라며, “기후위기 시대에 갯벌이 탄소흡수원으로서도 중요한 만큼, 지역 주민과 함께 보호와 모니터링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충남 서천군 송석갯벌에서 발콩게의 서식이 최초로 확인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발콩게는 서천군의 남전갯벌, 당정갯벌, 죽산갯벌, 송림갯벌, 유부도 갯벌 등지에서 제한적으로 집단 서식하는 것이 알려져 있었지만, 송석갯벌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서천 송석갯벌이 여전히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징표로, 지역 해양환경의 보전 가치 또한 재조명되고 있다.

 

발콩게는 대한민국 해양수산부가 2021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한 생물로, 포획과 채취가 금지되어 있다. 과거 인천, 경기도 해안 등에서도 서식 기록이 있었으나, 현재는 전남 무안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확인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발콩게가 단순한 희귀종이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건강을 상징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그 보존 필요성을 강조한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모래 해변도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가는 복합적인 생태계이며, 그 바닥을 이루는 생물다양성의 기반에 발콩게 같은 생물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양생물 전문가는 “발콩게는 갯벌이 건강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매우 민감한 생물”이라며 “지금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은 단순한 ‘작은 생명체’가 아니라, 생태계 전반의 균형”이라고 지적했다.

 

개발과 보전 사이에서 균형을 잃은 채 사라지는 바닷가의 작은 생명들. 발콩게는 지금, 해양 생태계에 보내는 작은 경고음일지도 모른다.

유형수 기자 rt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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