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는 하지만
이미 마음은 정해져 있었다.
의견을 묻는 건 예의고,
결정은 내 맘대로다.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라고 말하며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린다.
찬성은 현명한 판단이고,
반대는 배신이다.
침묵은 지혜로 간주되며,
비판은 반역이 된다.
질문은 금물, 해석은 나만, 해답도 나만
왜냐고?
이건 내 맘대로니까.
규칙은 필요할 때만 꺼내 쓰고,
원칙은 내가 정한다.
어제의 기준은 오늘 바뀌고,
내가 하면 다돼, 남이 하면 안돼.
가끔은 묻고 싶다.
당신이 만든 이 무대에서
우린 배우인가, 배경인가?
하지만
그럴 용기도 허락되지 않는다.
왜냐면,
이곳은 내 맘대로 세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