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이 울고, 나무가 피를 흘리다 – 원주 동화사의 전설

  • 등록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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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강원도 원주시 명봉산 자락, 동화골길을 따라 오르면 고즈넉한 기운이 감도는 작은 절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동화사(桐花寺). 그 이름부터 남다른 사찰에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한 편의 신비로운 전설이 있다.

 

 

옛날 이 산자락에는 울창한 오동나무 숲이 펼쳐져 있었다. 이 숲은 단순한 나무의 군락이 아니었다. 이곳에 사는 스님은 절 앞마당에 오동나무를 한 그루씩 정성껏 심었고, 시간이 흐르며 오동나무 숲은 점차 빼곡해졌다. 나무는 하늘을 찌를 듯이 자랐고, 숲은 어느덧 절을 감싸는 듯 우거졌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은 더는 햇볕이 들지 않는 절터를 보며 결심했다. 숲을 정리하기로. 그는 톱과 도끼를 들고 하나둘 오동나무를 베어나갔다. 그런데 마지막 한 그루를 쓰러뜨리려는 순간,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도끼날이 나무에 박히자, 온 산에 봉황의 울음소리가 메아리쳤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상처 난 나무의 옹이 사이로 붉은 핏물이 흘러나왔던 것이다. 산새들도 숨을 죽였고, 바람마저 멈춘 듯했다.

 

사람들은 이 오동나무 숲이 단순한 숲이 아니었으며, 그곳에 신령한 존재, 봉황이 깃들어 있었던 것이라 믿게 되었다. 이후 이 전설은 대대로 전해지며, 절은 그 이름조차 ‘오동나무의 꽃’, 동화사(桐花寺)라 부르게 되었다.

 

사라진 절, 다시 깃든 정성

동화사는 신라 말기에 창건되었으나, 오랜 세월을 거치며 폐사되었다. 그러나 그 정신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 세월이 흐른 후, 그 옛터 위에 다시 한 번 불심이 깃든 사찰이 세워졌고, 지금의 동화사는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하는 도량으로 다시 살아났다.

 

전설을 품은 숲길, 그리고 사람들

사찰 근처에는 동화마을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걷기 좋은 산책길, 사색하기 좋은 자연 속 풍경은 전설의 숨결을 따라 걷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절에 들러 한 번쯤은 묻고 싶어진다.

“그 마지막 오동나무, 지금도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을까요?”

혹은... 아직도 어딘가에서 봉황이 그 숲을 지키고 있지는 않을까?

 

여행 TIP

위치: 원주시 동화골길 236 (명봉산 자락)

추천 코스: 동화사 방문 → 수목원 산책 → 근처 명봉산 가벼운 등산

주요 포인트: 한적한 수행 도량, 전설과 전통이 깃든 역사적 장소, 가족 나들이 장소로 추천

 

신비와 평온, 전설과 자연이 어우러진 곳.

동화사에 담긴 오동나무와 봉황의 전설은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이야기가 되어 내려앉는다.

유형수 기자 rt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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